[제철, 우리맛] 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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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우리맛] 민어
조선 사대부가 즐기던 대표 보양식, 길이1m 몸무게 10~30㎏ '풍채' 당당
떡처럼 도톰하게 썰어 입에 넣으면 차지기가 인절미, 십을수록 단맛이…
조만간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된다. 민어(民魚)를 먹어야 할 때가 왔다. 여름 보양식으로 말이다.보양식이라고 하면 닭, 개, 장어 따위가 자웅을 겨루는 요즘이다. 그러나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이들은 민어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민어는 과거에는 회어(魚回 魚·'동의보감'), 면어(魚免魚·'습유기')라 부르기도 했다. 보신탕이나 삼계탕은 평민들이 먹었고, 사대부들은 민어탕을 즐겼다. "민어탕이 일품(一品), 도미탕이 이품(二品), 보신탕이 삼품(三品)"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다.
◆당당한 풍채… 버릴 게 없다
사대부들이 민어를 선호한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일단 풍채가 당당하다. 몸길이가 적어도 70㎝, 크게는 1m가 넘기도 한다. 몸무게가 10㎏은 나가야 제대로 맛이 난다고 한다. 30㎏ 가까이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생선이지만 비린내가 없고 담백하다. 가시가 적고 살이 많아 먹기 편하다. 그래서 전(煎) 감으론 민어를 최고로 쳤다.
민어는 한반도 근해 깊이 15~100m 진흙 질 연안에 산다. 가을이면 제주도 근해로 이동해 겨울을 나고, 여름이면 서해에서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 ▲ 살짝 데친 껍질이 붙어 있는 민어뱃살회. 잡아서 바로 먹지 않고 숙성시켜 먹는 민어회는 부드러운 육질에서 십을수록 감칠맛이 배 나온다. /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canyou@chosun.com 촬영협조=남해일식
민어회는 떡처럼 도톰하게 썰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 보면 '이렇게 두꺼운 회를 어찌 십어 먹나' 싶지만 부드럽고 차지기가 인절미 같다. 십을수록 살에서 단맛이 배 나와 입안에 감돈다.
민어는 비늘과 쓸개 빼고는 버리는 부위가 없달 정도로 알뜰한 생선이다. 포를 떠서 회와 전으로 먹고 남은 살과 머리, 뼈로는 매운탕을 끓인다. 과거 양반들은 쇠고기와 무로 끓인 국물과 쌀뜨물에 민어와 파, 미나리를 넣고 끓인 고급 탕국 '민어감정'도 즐겼다. 부레와 껍질은 살짝 데쳐서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다. 쫄깃쫄깃 십는 맛이 별미다. 민어알은 으뜸 어란 재료로 꼽힌다. 아가미에 붙어 있는 부레는 값비싼 한약재이기도 하다. 부레를 잘게 잘라 볶으면 진주 같은 구슬 모양이 된다. '아교구(阿膠球)'라고 한다. 허약 체질 개선과 피로 회복에, 토혈·코피·설사를 다스리는 데 한약재로 쓴다.
◆조기와 사촌… 신안이 주생산지
민어는 조기와 같이 경골어류 농어목 민어과에 속한다. 영어 이름도 민어는 '크로커(croaker)', 조기는 '옐로크로커(yellow croaker)'이다. 영양성분도 서로 비슷하다.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준다'고 해서 '조기(助氣)'라지만 분석해보면 다른 생선에 비해 영양소가 특출하지 않은 것처럼, 민어도 과학적으론 영양성분이 다른 생선보다 대단하지는 않다.〈표 참조〉
전남 신안군에 속한 작은 섬 재원도에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민어 파시(波市)가 열렸다. 재원도 토박이들은 "여름 산란기가 되면 알을 낳으러 몰려든 민어가 '꺽꺽' 우는소리에 잠을 못 잘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남획으로 지금은 민어잡이가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재원도 일대는 여전히 민어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이다. 하지만 잡은 민어는 재원도가 아니라 같은 신안군에 속한 증도면 지도읍 송도 수협 어판장에 모인다. 재원도 바로 옆에 있다. 재원도와 마찬가지로 섬이지만, 다리로 뭍과 연결돼 민어를 비롯해 신안 앞바다에서 잡히는 모든 해산물이 여기에 모여 거래되고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송도수협공판장 중개인이자 '유달수산' 주인인 주영자씨는 "요즘 민어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5㎏ 이하짜리는 1㎏당 3만원, 5㎏ 이상은 1㎏당 3만5000~4만원, 10㎏ 이상이면 1㎏당 4만~5만원쯤 한다"고 했다. 여기에 민어를 잡아서 먹기 알맞게 떠주는 비용이 1㎏당 1500원 추가된다. 주씨는 "7월 중순 이후부터는 물량도 늘어나고 가격도 조금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민어는 조기와 같이 경골어류 농어목 민어과에 속한다. 영어 이름도 민어는 '크로커(croaker)', 조기는 '옐로크로커(yellow croaker)'이다. 영양성분도 서로 비슷하다.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준다'고 해서 '조기(助氣)'라지만 분석해보면 다른 생선에 비해 영양소가 특출하지 않은 것처럼, 민어도 과학적으론 영양성분이 다른 생선보다 대단하지는 않다.〈표 참조〉
전남 신안군에 속한 작은 섬 재원도에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민어 파시(波市)가 열렸다. 재원도 토박이들은 "여름 산란기가 되면 알을 낳으러 몰려든 민어가 '꺽꺽' 우는소리에 잠을 못 잘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남획으로 지금은 민어잡이가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재원도 일대는 여전히 민어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이다. 하지만 잡은 민어는 재원도가 아니라 같은 신안군에 속한 증도면 지도읍 송도 수협 어판장에 모인다. 재원도 바로 옆에 있다. 재원도와 마찬가지로 섬이지만, 다리로 뭍과 연결돼 민어를 비롯해 신안 앞바다에서 잡히는 모든 해산물이 여기에 모여 거래되고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송도수협공판장 중개인이자 '유달수산' 주인인 주영자씨는 "요즘 민어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5㎏ 이하짜리는 1㎏당 3만원, 5㎏ 이상은 1㎏당 3만5000~4만원, 10㎏ 이상이면 1㎏당 4만~5만원쯤 한다"고 했다. 여기에 민어를 잡아서 먹기 알맞게 떠주는 비용이 1㎏당 1500원 추가된다. 주씨는 "7월 중순 이후부터는 물량도 늘어나고 가격도 조금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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